[삶의 향기] 예리했지만 뾰족하지 않았던 신익희 | 중앙일보
서울 생활을 제법 했는데도 계절이 변할 때면 고향 생각이 난다. 지금쯤 금만평야는 무슨 색이고, 농부들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상상해본다. 금만평야의 농부들도 여느 농부들처럼 논 갈고, 모 심고, 뙤약볕 아래서 틈틈이 피사리를 했다. 논에서 나락을 거두어 타작을 끝내고 나서야, 새끼 가오리인 ‘갱개미’ 회를 안주 삼아 막걸리 두어 사발로 목을 축였다. 겨울철에도 일을 멈추지 못했다. 멍석에 둘러앉아 새끼 꼬고 망태기를 짜며 틈틈이 소여물도 쑤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