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창업주 맏딸이 88세에 낸 목소리 [BOOK] | 중앙일보
나 여기 있어 김인숙 지음 나녹 책에서 비누 향이 난다. 비누공장에서 출발한 쌍용그룹 창업주 맏딸의 회고록이어서만은 아니다. 질곡의 역사 속에서 비누는 귀하면서도 평등했다. 일제강점기, 물비누(고체 비누의 부산물)를 사려고 줄은 선 사람들은 마지막 품위를 지키려는 이들이었을 것이다. 손주들의 권유로 여든여덟에 펴낸 회고록이 재벌딸의 화려한 향수 냄새보다는 자존감을 은은히 채워주는 비누 향처럼 다가온 이유다. 일제강점기 비누공장부터 해방 후 금성방직, 쌍용양회까지 저자는 집안 사업의 변화를 가까이서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