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칼럼] 님의 침묵 100년, 가이아의 역습 | 중앙일보
"님만 님인 것이 아니라 기룬 것은 다 님이다." 그리운 것은 다 님이다! 그리움은 애별리고(愛別離苦)의 바람이 지나간 자리에서 내가 앓아야 하고 견뎌야 하고 풀어야 하고 품어야 하는 것을 일깨우는 그림자다. 서정주 선생의 ‘자화상’에서처럼 "나를 키운 것은 팔할이 바람이다." 눈으로만 보면 지나가거나 쓸고 가며 공격수처럼 보이는 바람, 그러나 마음으로 보면 내가 풀어야 하는 것을 알려주며 내 품을 키우고 있는 그 바람! 그 바람은 늘 외부에서 불어온 것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어느 날 문득 이런 물음이 올라오는 것이었다. 예전 같지 않은 지구, 예전 같지 않은 기후, 예전 같지 않은 사계절, 모두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을 남겨놓고 떠난 님의 빈자리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