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한 잔] 을지로와 MZ | 중앙일보
황정은의 소설 ‘d’에서 주인공은 연인을 갑작스럽게 잃은 후 삶이 무너져버린다. 고시원에 살며 세운상가에서 택배 상하차 일로 간신히 하루를 꾸려나가던 그는 상가에서 오디오 수리점을 운영하던 터줏대감을 만나 진공관 소리에 눈을 뜬다. 둘 사이에 무심한 듯 싹트는 우정과 오디오의 음악에 힘입어 다행히 그는 다시 세상 밖으로 나올 준비를 한다. 실제 세운상가에서 오디오 수리점을 운영한 아버지를 둘러싼 경험을 바탕으로 한 황정은의 소설 속에서 세운상가는 재개발의 그늘과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의 온기가 교차하는 복잡미묘한 장소로 그려지고는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