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환의 도시의 맛] 좋은 건축을 가늠하는 가장 단순한 질문 | 중앙일보
몇 해 전 여름 성 베네딕트 채플을 찾아 스위스의 작은 마을로 향하던 중이었다. 구글맵을 따라 산길로 접어들 즈음, 마당에 물을 뿌리던 할아버지가 있어 차를 잠시 멈췄다. 옆으로 비껴가려는데 그가 나에게 무언가 말을 건넸다. 영어가 익숙하지 않은 듯했지만, 한참을 듣다 보니 ‘춤토르’라는 단어가 들렸다. 내가 길을 잘못 들었다는 이야기였다. 아마 나처럼 춤토르의 건축을 찾아 이곳을 헤매는 사람이 종종 있는 모양이었다. 그가 알려준 길로 방향을 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