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렬의 과학산책] 답안지를 기다리며 | 중앙일보
가을바람에 창밖 나뭇가지가 잔잔히 흔들린다. 나는 ‘과학기술과 미래사회’ 수업 학생들의 답안지를 기다리고 있다. 중간고사를 컴퓨터 없이 연필과 종이로 치르고 구술시험을 한 지 몇 학기가 지났다. 재택(take-home) 시험으로는 더이상 학생들의 생각을 가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몇 초면 AI가 어떠한 주제든 그럴싸한 답을 내어버린다. 그간 필기시험에서 두 가지에 놀랐다. 첫째, 학생들은 가진 지식과 발표력에 비해 글로 생각을 표현하는 것을 어려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