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선데이] 와인잔이 깨져도 식탁을 엎어서는 안 된다 | 중앙일보
얼핏 외교라고 하면 와인과 샹들리에가 있는 우아한 식탁에서 신사의 룰이 지배하는 평화로운 만찬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내가 겪은 30년간의 외교 현장은 항상 평화로운 것은 아니었다. 식탁의 와인잔은 깨질 수 있다. 신의가 무너지고, 상대의 결례에 분노하기도 한다. 국익을 위해선 자존심을 버려야 할 때도 있다. 외교관에게 하나의 원칙이 있다면 외교는 뜨거운 가슴이 아닌 차가운 이성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는 분노로 인해 차가운 이성을 내던진 외교 사례로 가득하다.